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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개발, 도전 필요하지만 지나친 기대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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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신약개발, 도전 필요하지만 지나친 기대 경계” [원문바로가기]


김우연 인공지능(AI) 신약개발지원센터장


출처: 데일리메디

 

인공지능과 신약. 주식시장에서 기업 주가를 널뛰기 하게 만드는 키워드다. 구글, 일라이릴리 등 글로벌 기업들이 혁신성을 내포하는 해당 단어들을 기술로 구현해 내면서 하나의 트렌드가 되고 있다. 오래전부터 ‘신약’은 인류 전체 역사에 있어서 하나의 꿈이었고, ‘인공지능’은 이제 4차 산업혁명 핵심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비만 치료제 등 혁신 신약이 나오자 시장을 뒤흔들고 있고, 인공지능은 챗GPT를 중심으로 수익화 모델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선 최근 인공지능을 활용한 신약 개발에 뛰어 들면서 시장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혁신 기술들이 시장에서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일부 ‘닷컴버블’ 우려도 나온다.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성공 한다면 엄청난 성과지만 쉽지 않은 도전이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 시각이다. 기대가 큰 만큼 우려도 적지 않다. [편집자주] 


정부는 금년 7월 바이오경제 2.0 추진 방향을 발표, 의료·혁신 신약 개발 등에 적지 않은 투자를 예고했다. 이 중에는 인공지능(AI) 기반 바이오 데이터 확보 및 신약 개발 계획도 일부 포함됐다.


특히 신약, 바이오의약품이 전세계 주요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국가 간 협업도 빨라지고 있다. 이미 한국과 미국의 경우도 미래 기술 공동대응을 위해 AI, 바이오 연구 협업을 합의한 상태다.


김우연 한국제약바이오협회 AI신약개발지원센터장(카이스트 화학과 교수)[사진]는 한국 AI 신약개발 기술이 주요 국과 비교하기 어렵지만, 향후 기술 격차가 벌어질 여지는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세계와 기술력 차이 미미, 자금력 등 향후 격차는 우려”


김우연 센터장은 “AI는 특정 분야를 지정하지 않고는 상대적 수준을 논하는 게 의미없다”라며 “신약개발 분야의 AI도 기업들이 기술 공개를 하지 않아 비교 파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의 발표 논문을 보면 국내와 기술 차는 크지 않다”며 “굳이 따지자면 구글 딥마인드가 AI를 활용해 단백질 생성 구조 예측 분야에 상당한 진보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최근 해외에서 AI 기술 설계 약물을 통한 임상 진입 사례가 연이어 나오고 있지만, 신약 개발 성공은 AI 기술 만으로 평가하기는 쉽지 않고 파트너, 자금력 등 변수도 존재한다.


그는 “문제는 글로벌 기업이 빅파마와 공동연구 기회가 많다는 점”이라며 “공개되지 않은 빅데이터 활용은 물론 투자도 한국 보다해 크기 때문에 기술 격차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일례로 한국 AI 신약개발 회사 스탠다임은 850억원을 투자해 50여 명의 연구인력을 확보했는데, 미국 크리스탈파이는 5300억원 이상을 투자해 700여 명을 확보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다행인 것은 국내 기업들이 신약개발을 위한 AI 활용에 있어서 심리적, 기술적 장벽은 예전보다 많이 낮아졌다는 점이다.


김우연 센터장은 AI신약개발센터 출범 이후 연구 기업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등 기술적 발전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제약바이오 특성상 실험되지 않은 신기술은 심리적 장벽이 높지만 인공지능 학회 신청 인원 및 신약개발 경진대회 참여 인원이 급증하는 것을 보면 장벽은 낮아지고 있는 것 같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새로 개발된 기술 코드가 공개돼 다른 분야로 확산되는 속도가 빨라지는 것을 보면 기술적 장벽도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다양한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AI 활용 신약 개발,  인내심 갖고 지켜봐야


주식시장은 AI, 신약 개발에 대한 관심이 기업 주가 급등으로 이어지면서 닷컴버블과 비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관련 기업들이 너무 고평가 상태로 결국 터질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생성형 AI에서의 할루시에이션(허위정보)이 심각한 상황에서 신약개발에 AI를 활용하는 과정이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는 “닷컴버블 당시 설립된 회사 일부는 빅테크로 성장했고 지금도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라며 “결국 관련 지적도 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다. 10년 후 더 훌륭한 기업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언어모델과 달리 신약개발 AI는 실험을 통한 검증이기에 할루시네이션이 심각한 문제가 되진 않는다”라며 “신약개발이 언어나 사진, 음악보다 훨씬 어려운 분야라는 점이 더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자율주행 AI를 예로 들면 성인 누구나 할 수 있는 운전인데도 완성되지 못하는 상황에서 10년 이상 훈련 받은 박사도 하기 어려운 신약개발에서 AI 기술은 훨씬 도전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결국 신약개발 AI에서 가장 조심할 것은 지나친 기대”라며 “AI는 실험을 통해 검증하고 반복함으로써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적인 자세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약개발, 방위산업과 유사···정부 지원 확대해서 기술 경쟁력 높여야”


결국 AI 신약개발은 단발적인 기술 적용보다 성장성을 믿고 장기적인 활용을 통해 AI 기술 이점을 누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센터장은 이를 위해 정부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김 센터장은 “신약개발은 국민 안전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국방 산업과 유사하다”며 “해외에 의존하면 무기든, 백신이든 값비싼 대가를 감당해야 하고 정치적 문제로도 번진다”고 말했다.


이어 “신약개발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정부 책무”라며 “인터넷 기술이 태동할 때, IT에 투자한 결과 중진국에서 선진국 반열에 올라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은 전세계 2~3% 정도로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기술이 태동할 때는 격차를 좁힐 절호의 기회”라며 “보수적인 신약개발을 민간 투자에만 의존할 수 없다. IT, 반도체, 전자 산업 성과처럼 신약에서도 성과가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정부에 제언했다.